2009년 6월 19일 금요일

토론▷ 데이비드 드레먼의 역발상 투자

  • 지은이: 데이비드 드레먼(David Dreman)
  • 제목: 데이비드 드레먼의 역발상 투자 (원제: Contrarian Investment Strategy: the Next Generation)
  • 원서 출판일 및 출판사: 1998년 5월 18일(제3판), 1982년(제2판), 1980년(초판). Simon & Schuster
  • 한국어판 출판일 및 출판사: 2009년 6월 22일, 흐름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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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공역한지 6개월 만에 책이 나왔다. 사정이야 어쨌든 잘 읽혔으면 하는 바람이 앞선다. 책은 상품이기 이전에 대화다. 사람들은 돈을 쓰려고 책을 사는 게 아니다. 상품으로 보기 전에 가치를 봐야 대화가 시작된다.

투자에 대해 말을 거는 드레먼의 특징을 몇 소절 뽑아 본다 (더불어 2009년 1월에 쓴 이 게시물의 날짜도 오늘로 바꾼다).
  • 전략이 있다는 것과 그 전략을 실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만일 어느 책의 저자가 당신에게 시장심리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내 책이든 다른 책이든 바로 덮어버려야 한다. 시장심리 분야의 첨단 연구결과를 활용하더라도, 시장심리를 손쉽게 활용할 수는 없다. 심리적 압박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깨달아야만 우리는 이 힘을 활용할 수 있다.

  • 우리의 타고난 투자심리만 위험한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증권업계 사고의 주류를 형성한 매력적인 투자이론들과 잘못된 투자습성도 이에 못지 않게 위험하다. 이런 이론의 유혹 때문에 올바른 전략을 보지 못하기 십상이다.

  • 효율적 시장 이론은 장기적으로 아무도 시장을 이길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오늘날 이 이론은 사실상 투자관행의 모든 측면에 퍼져있다. 포트폴리오 위험의 평가, 투자할 펀드의 선택, 소기업 주식에 대한 투자, 인덱스펀드, 해외 증권 투자에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효율적 시장의 가르침을 따른다. 이 이론은 사상누각이다.

    위험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말, 해외 주식으로 분산투자해야 한다는 말, 소형주의 수익률이 더 높다는 말 등을 우리는 복음처럼 받아들이지만, 이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 이유를 알면 우리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때 엄청난 이득을 볼 수 있다.

  • “최고 주식”에 대한 과대평가와 “최악 주식”에 대한 과소평가는 극단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다. 이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새 투자전략에 강력한 도구를 얻게 된다.... 과잉반응 이론에 근거한 전략을 활용하면, 우리는 시장에서 승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 무엇보다도, 성공적인 전략이 되려면 방어에 강해야 한다. 따라서 투자원금을 보전해야만 한다. 방어를 한 다음에는 강력한 공격을 해야 한다....공격과 방어 둘 다 투자심리를 이해해야 가능하다.

  • 투자자들은 애널리스트 즉 증권분석가들의 보너스를 산정하는 기준으로 ‘이익 예측치의 정확도’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 깜짝 놀랄 것이다. ... 대부분 증권회사에서는 세일즈 인력이 정식으로 투표를 하는데, 이 투표에서는 주로 분석가들이 수수료 영업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지원하느냐에 따라 순위를 매긴다.

  • 학자들이 정의하는 식의 위험수익률 사이에 아무런 상관관계도 없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는 이미 수십 년이 됐다. 변동성이 크다고 수익률이 좋은 것도 아니고, 변동성이 작다고 수익률이 나쁜 것도 아니다.

    위험이란 무엇인가? 현대 투자이론에서 보는 위험은 그냥 단순한 상품일 뿐이다. 투자자들은 위험을 기피하는 속성이 있어서, 더 많은 보상을 노릴 수 있으면 더 큰 위험을 수용하려고 한다. 또 수용할 위험이 작으면 작은 보상에도 투자자들은 만족한다. 여느 상품처럼 위험이 쓸모가 많으면 위험을 많이 산다. 여느 상품처럼 쓸모가 적다면, 작은 보상에 만족한다. 단순하지만 우아한 이론 같지 않은가?
| 2008년 10월~12월 사이에 제가 4부와 5부(12~17장)를 맡아, 이 건 번역가와 함께 공역한 책입니다. 현재 한국어판 출판사에서 출간을 준비 중입니다.
  • 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을 기반으로 펼치는 논의가 흥미롭고, 이를 토대로 역발상 투자 전략이 현실 시장에서 효력을 내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 특히 저자의 논리만 주장하고 마는 게 아니라, 정성스럽다고 할 만큼 풍부한 자료를 제시하는 분석 정신에 박수를 보낼 만한 책입니다.
  • 베타를 비롯해 위험을 변동성으로 정의하는 시각을 철저히 배격하고, 효율적 시장 가설과 소형주 투자 가설을 비판하는 치밀하고 집요한 논리도 괄목할 만합니다(2009년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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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목차:

1부. 기존의 투자기법들이 효과가 없는 이유
  • 1장. 확실한데도 아무도 가지 않는 길 | 시장과 승률 | 위대한 유산 | 새로운 정복자들...
  • 2장. 기술적 분석과 점성술 | 벽이 무너지고 있다 | 첫 번째 승리 | 전능한 차트에 경의를 표하라...
  • 3장. 더 큰 게임을 앞두고 | 가치투자 | 수익능력 평가 | 현금흐름 분석...

2부. 우리의 재산을 날리는 전문가의 기법

  • 4장. 예측은 위험하다 | 도리언 스승의 초상 | 예측은 어렵다 | 전문가의 오류는 당연하다...
  • 5장. 승산이 500억 분의 1인데도 게임을 하시렵니까? | 터무니없는 예측 | 형편없는 솜씨...
  • 6장. 고약한 어닝 서프라이즈 | 성장주에 터무니없는 가격을 지불하다 | 서프라이즈의 여러 얼굴...

3부. 역발상 투자의 세계

  • 7장. 역발상 투자전략 | 세상이 뒤집혔다 | 우리는 보이는 것을 믿는다 | 태초에...
  • 8장. 포트폴리오 수익을 높여라 | 전략 1(저PER) | 전략 2~3(주가현금흐름비율과 주가순자산비율)...
  • 9장. 새롭고 강력한 역발상 기법 | 산업별 역발상 전략 | 산업별로 최저가 주식을 매입하는 이유 | ...
  • 10장. 자신의 승산을 파악하라 | 시장 승률을 높여라 | 우리는 단순한 것을 믿는다...
  • 11장. 남들의 과잉반응에서 이익을 얻어라 | 투자자의 과잉반응은 보편적 현상 | 정크본드: 돈 되는 과잉반응 | 어닝 서프라이즈도 수지맞는 과잉반응...

4부. 21 세기의 투자

  • 12장. 위기 대응 투자 | 먼저 누가 적인지 직시하라 | 위기의 징후들 | 위기 대응 투자의 본질 | ... | 위기 대응 투자의 위험 ...
  • 13장. 철을 가리지 않는 투자수단 | 주식의 장기 수익률 | 투자 혁명 | 고정수익증권: 철 지난 전쟁에 매달리다...
  • 14장. 무엇이 위험인가? | 베타는 죽었다 | 다른 위험 척도들 | 무위험 투자수단...
  • 15장. 소형주, 나스닥, 그 밖에 시장에 깔린 지뢰밭 | 우울한 소형주의 선율 | 역발상 투자 전략에 대한 반박 | 소형주 역발상 투자규칙....

5부. 심리와 시장

  • 16장. 참 이상한 합리성의 세계 | 공산혁명의 옛 동지들이 시장을 만나다 | 부동산은 절대 실패할 리 없다 | 군중의 광기...
  • 17장. 효율적 시장을 넘어서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MPT)의 가정을 재론한다 | 너무나 많은 문제들 | 현대 경제학의 위기...

부록 A.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
부록 B. 역발상 투자 규칙
부록 C. 용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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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으로도 덧글을 남길 수 있지만, 구글 계정이 있으시면 "후속 덧글을 이메일로 보내기"를 선택해서 사이트를 다시 방문하지 않고도 전자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구글이 다른 온라인사업자들과 제휴를 넓혀가기를 기대합니다. ) 2000

댓글 6개:

  1. 이전에 번역하신 'Random Walk Down Wallstreet' 잘 읽고 있는 중입니다. 깔끔한 번역에 감탄하며 읽고 있는 와중에 미뤄 두고 있었던 Contrarian Investment Strategy가 이번 주에 출간된 걸 알고 기쁜 마음에 오늘 주문 했습니다. (주말의 빅 이벤트가 될 듯 합니다.^^)
    좋은 번역 감사 드리며 앞으로도 좋은 번역 많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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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반갑습니다. 번역하는 이는 무대 뒤에서 숨어 일하는 조연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만, 읽는 이를 만날 때면 항상 기쁜 마음이 앞섭니다. 두 책 다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이론적 입장과 투자전략에서 서로 첨예하게 상반되는 책이지만, 투자전략을 몸소 실행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둘 다 유용하게 배합할 수 있는 유익하고도 필요한 내용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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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데이비드 드레먼의 역발상 투자》를 탐독한 독자분 중에서 다음과 같은 고민을 토로하신 분이 있습니다.

    [데이비드 드레먼은] 처음부터 끝까지 역발상 투자지표인 저PER,저PBR,저PCR,저PDR을 유효성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작년에 읽은 켄 피셔의 책에선 PER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P/E가 높은 시장은 P/E가 낮은 시장보다 위험이 크다는 것은 틀린말이다라고 말이다.

    "높은 P/E는 낮은 수익률을 직접적으로 예측해주지 못한다. 심지어 아주 조금도 예측을 못한다. 실제로 과거 데이터를 보면 높은P/E는 높은 수익률을 일으켰다. 그리고 낮은 P/E 역시 높은 수익률을 예측해주지 못했다"

    도대체 우리들은 어느 말을 믿어야 하는 것인가? 데이터는 다들 똑 같을텐데 어디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일까? 모를 일이다. 켄 피셔보다는 데이비드 드레먼이 가치투자쪽과 비슷하니까 그냥 데이비드 드레먼을 믿어 버릴까? (중략)
    ... 출처: http://www.itooza.com/common/iview.php?no=2009062415114508145

    위와 같은 켄 피셔(Kenneth L. Fisher)의 주장과 주가평가배수(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현금흐름비율PCR, 주가배당비율PDR)가 낮은 주식 투자가 승률이 높다는 드레먼의 주장이 정말로 상반되는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위 독자 분이 인용하신 켄 피셔의 주장, "높은 P/E는 낮은 수익률을 직접적으로 예측해주지 못한다. 심지어 아주 조금도 예측을 못한다"는 언급이 어느 책에 나오는 말인지 찾아봤습니다. 번역서를 일일이 읽으며 찾기는 어려울 터이니 구글 도서검색에서 원문을 찾아봤는데, 아마도 다음 문장인 것 같습니다.

    [I]t turns out high P/E markets aren't predictive of poor returns--not even remotely.

    《3개의 질문으로 주식시장을 이기다》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켄 피셔의 《The Only Three Questions That Count》의 8쪽에 기술된 문장입니다. 이 문장을 포함해 켄 피셔가 이 책에서 높은(혹은 낮은) 주가수익비율(P/E 혹은 PER)과 투자 수익률에 대해 언급한 문장들을 다른 게시물에 일부 추려봤습니다.

    이 내용을 살펴보면, 켄 피셔는 어느 종목이나 종목군의 PER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의 PER을 연도별로 비교하고 있습니다. 즉 시장 PER이 높았던 연도에 투자했다고 해서 수익률이 낮은 것도 아니고 시장 PER이 낮았던 연도에 투자했다고 해서 투자 수익률이 높은 것도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반면, 저PER 주식에 투자하는 게 수익률이 유리하다는 드레먼의 주장은 시장 전체 PER의 연도별 데이터를 보고 PER이 낮은 연도에 투자하라는 시점 선택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임의의 투자 시점을 골랐다고 할 때, PER이 높은 종목보다 낮은 종목(특히 하위 20%대)을 선정해 매입해서 어느 정도 장기간 보유하라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이렇게 보면 두 사람의 주장은 상반된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내용을 언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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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안녕하세요? 아이투자에서 [역발상 투자] 서평에 다신 리플을 보고 찾아왔습니다.

    켄 피셔와 데이비드 드레먼의 견해가 다른 것에 대해서 저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데 김홍식님의 의견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블로그를 여전히 운영하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혹시나 리플을 보시게 된다면 아래 링크를 봐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blog.naver.com/darksun1998/50132479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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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월 초순까지는 원고마감으로 바빠서 좀 천천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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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네. 알겠습니다. 항상 좋은 책 번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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